_Daily

4.6 회고

zingozing 2022. 4. 6. 18:58

일상은 정신 없기 때문에 글을 정리해서 어디 남겨둘 정신이 없다. 그냥 생각나는 걸 그때그때 적기로 마음 정리함.


남의 글 읽어봐야 소용없다

논문 정리된 글이 정말 수도 없이 많다. 근데 나도 혼자 정리해보니까 연구자 입장에서 논문 볼 게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 이해시키려고 정리한 거랑 나 혼자 이해하려고 정리한 것은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나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분이 되는데 나도 정리하면서 쓰지 않았던 시점에서는 "저렇게 정리할거면 왜올리는거야?" 했다. 진짜 나만 보려고 쓰면 이해? 나만 하면된다! 식으로 쓰긴한다 (중간에 비약도 많고). 특히나 정리된 걸 찾아볼 때의 심리는 대부분 급할 때다 (...) 애초에 받아들일 마음 자체가 조급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잘 정리되어 있어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진짜 밥을 10분 만에 먹고 나가야하는데 신라호텔 부페에서 밥 먹는 거랑 같다. 그리고 구두로 설명했을 때 속도와 글로 전달 받을 때의 속도는 사실 같아야하는데 글은 어쨌든 빨리 보기 (스크롤 20바퀴돌리기)가 가능하다보니까 이걸 봐도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정상. 여러 모로 정리된 글은 내가 논문을 다 봤는데 놓친 부분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때 찾아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최근에 더더욱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보면서 나처럼 막글로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더 그렇게 생각했다 (난 애초에 올리질 않는데 욕이 너무 많음.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ㅅㅂ 이런거 한 두개가 아님.) 딱히 누구를 나무라기 보다 그냥 내가 그래서. 아닌 사람은 계속 잘 보면된다.


수식은 천천히

예전에는 수식만 보면 대충 비약해서 한 줄에 쑤셔넣었거니 생각했는데 (틀린 말은 아님) 천천히 곱씹어보니까 이해가 가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동안 내가 너무 대충본 것은 아닌지 나를 돌아보게 되었음. 수식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 논문이 제안한 방법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곱씹어서 생각해보면 알아들을 때도 많고, 더 읽다보면 이해가 될 때도 있다 (사실 후자는 머리가 더 엉클어질 때가 많았다). 최근에 봤었던 PiT논문의 경우는 attention을 entropy와 distance를 계산하는 지표를 통해 feature representation의 동향을 파악했는데 이 수식을 이해했을 때 쾌감이 있었다. 그냥 겉으로 아 누구랑 누가 곱해지는구나, 보다는 각 "누가"가 정말 누구인지, 얘네끼리 곱해지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등등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건데 여태까지 대충 생각하고 넘긴 적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수식 자체가 단순할수록 이 비약은 심해진다. 방금 본 Multi-passage 처리하는 논문만 해도 Softmax 수식 있으니까 '아 아는놈'하고 넘어갔는데 굉장히 결정적인 수식이었다. 참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근데 나는 왜 이렇게 빠르게 읽었을까?를 생각해보면 지금 보다 무지했던 나는 아직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봐야할 논문도 막연하게 쌓여있다보니 응당 "멋진" 연구자는 이걸 빠른 속도로 다 읽고도 다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음이 급한-거지. 요즘은 내가 관심 있어야하는 분야를 정해놓고 관련 논문을 천천히 보니까 사실 아직도 이 수많은 것들에 대한 압도감을 이기기가 힘들긴하지만 이해도 제대로 못하고 쳐내면서 나갔던 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느려도 속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좋다. 주기적으로 필요할 때 gc.collect 해주는 기분. 특히나 나는 정해진 틀과 계획을 벗어나면 불안도가 아주 올라가는 사람 중 하나로 이런 블로그 글 같은 것도 "주 1회는 써야하지 않을까?" "회고는 매일 써야하지 않을까?"라는 완벽주의 생각이 사로잡혀서 도리어 시작도 안하고 블로그는 이렇게 방치했었는데 마음을 비우고 내가 쓰고 싶을 때 와서 들여다보니까 더 잘 쓰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주1회, 매일 이런 규칙적인 단어가 적용되어야 하는 범주는 정해져있는데 우리는 너무 모든 면에서 다 규칙을 기반으로한 유능함을 요구하는 것 같다. 내려놓으니까 편해졌다. 하지만 회사 가서 보고서 매일 쓰라하면 해야겠지. 엿먹어라!


한 줄 정리하기

진짜 논문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를 다 기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지어 오 완전히 이해했다!하고 정리까지 대충 막글로 쓰고 난 논문도 이틀 지나면 "키포인트가 뭐였더라"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그래서 첫 줄에 /callout으로 이제부터 TL;DR을 정리하려고 한다. 아 차라리 property로 하나 만들어서 넣어야겠다. 좋아.


시비 걸면서 이해하기

버릇이 나빠졌는지 읽으면서 자꾸 딴지 건다. 근데 나쁜 습관은 아닌 것 같다. 딴지를 걸다가 이 사람이 말하려던 것이 이해가 가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그게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해당분야를 잘 알더라도 모르더라도 좋은 습관인 것 같다. 특히 더 잘 아는 경우에도 의심과 딴지는 꾸준히 걸어줘야하는데 애초에 모르면 뭐가 틀린지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시비 걸면서 이해하기 방법 좋다.


배부르다. 닭가슴살 지겹게 먹어도 안빠진다. 아침에 뒹굴거리다 운동 안가서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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