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에 제출한 논문에 대한 Rebuttal 요청이 왔다. 일단 학회 자체는 의료이미징 분야에서 전세계 1위인 학회인데 애초에 (안 알아봐서) 아는 의료이미지 학회가 거기 하나기도하고, 데드라인이 딱 한 달 반 정도 남았길레 그냥 내맘대로 교수님한테 나 이거할거에요! 하고 저질러버렸다. 다행히 마감일정을 맞춰서 제출을 했다! 서울대 원서는 공부를 잘 하든 못하든 낼 수 있다 심정으로 제출한거라 사실은 기대를 안했고 정말 어떤 review가 나올까 궁금해서 제출했다.
결과적으로 리뷰어 3명 중에 weak accept 1, weak reject 2가 나왔고 전반적인 review 자체도 긍정적이었다. (무엇보다 Reviewer 2가 없었다) 순위 점수도 나름 마음에 드는 순위권 안에 있긴한데 안정권은 아니다. 기분이가 좋다.
리뷰를 받아서 좋은 점은
확신이 없는 내 연구의 방향성 자체가 틀리진 않았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어떤 논문의 리뷰를 남겨야한다면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극단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 진짜 얼토당토 않는 말도 안되는 논문 (Strong reject)
- 연구 자체는 잘되었지만, 이미 선행된 연구가 많아서 연구 가치에 대해 의문이 가는 수준의 논문
- 성능이나 방법론 자체가 좋더라도 이게 왜 잘되는지 여러 실험을 통해 검증해보지 않은 논문
- 방향은 잘 잡았지만 약점이 보이는 논문 (Weak reject)
일단 내 연구가 아주 심각한 strong reject쪽의 점수를 받고, 약점 쪽에도 내 연구 자체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거나, 방법론에 대해 지적이 들어왔다면 정말 현타가 많이 왔을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 근본적인 연구 가치에 대해서는 인정을 깔고, 이를 알아내는 방법에 대한 리뷰가 많이 나왔기에 우선 방향성 자체가 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더 나아가 지적된 부분들의 경우는 이는 나도 인지하고 있었고 discussion에도 작성을 해놓은 부분이라 상처가 되지 않았다. 이 또한 고려된 채로 연구를 계속해 나갔기에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는 또 다른 근거로 작용해서 기분이가 좋다.
더불어 객관적인 리뷰어들이 내 논문을 strong accept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도 기분이가 좋다. 사실 주변 사람들은 아무리 객관적으로 내 연구를 바라보려 하더라도 어쨌든 지인이기 때문에 주관이 낄 수 밖에 없는데 double blind로 완벽히 객관적인 누군가가 연구에 대해 평가해주는 것이 나한테는 너무 긍정적인 효과로 다가왔다. 동기부여도 굉장히 많이 되고, 지적이 들어오는 부분들을 보면서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연구해야 할지도 많이 뚜렷해졌다. 이런 지적들 덕분에 어떤 시각으로 내가 적용하는 방법론들이 보여질 지 생각하면서 연구를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또한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다로 문단이 끝나는데 극한의 컨셉이니까 그냥 냅두자.
단독 연구이기에 의미가 더 있는 것 같다. 만약 교수님을 제외한 누군가와 같이 노력한다면 온전히 내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 같다 (당연히 안해봐서 이런 소리하는거다). 어쨌든 지금 기분은 내가 오롯이 해냈다는 것에서 왔으니까 미친놈 같아도 인정해주자.
일단 Rebuttal 써야하니까 Run...